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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산책/화어(2000년 이후)

러브 투모로우(明天記得愛上我;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2013)

by 주렁주렁™ 2014. 8. 11.

러브 투모로우(明天記得愛上我;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2013)

각본, 감독 : 진준림

촬영 : 하소우

음악 : 음악

미술 : 황미청

주연 : 임현제, 범효훤, 석두, 하우교, 가우륜, 황가락



아펑(범효훤)의 삶은 원만하다. 남편은 착하고 어린 아들은 잘 크고 있다. 직장에 자꾸 지각하는 문제가 있긴 하나 그럭저럭 넘어가고 있다. 그런데 부모님이 둘째를 낳으라고 한다, 그래야 한다고. 첫째가 꽤 컸으니 둘째를 낳아야겠다 싶은데 남편이 잠자리를 피하는 느낌이다. 

웨이쫑(임현제)의 삶은 원만하다. 아내는 착하고 어린 아들은 잘 크고 있다. 직장에선 승진까지 했다. 옛 게이 친구를 우연히 만났지만 웨이쫑은 결혼과 함께 게이 생활을 청산했다 말한다. 잘 풀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아내가 둘째를 원하고 우연히 찾아온 손님은 이상형의 남자다. 


첫 장편영화 [오브아, 타이베이]를 성공적으로 만든 감독 진준림은 두번째 작품 [러브 투모로우]에서 동성애 문제를 다룬다. 전작처럼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는 40대 게이 친구가 20대 애인과 사귀는 걸 보고는 그렇게 나이차 많은 어린 사람이랑 사귀냐고 물었더니 친구의 대답 - 나도 또래랑 사귀고 싶다. 허나 40대가 되자 게이 친구들이 다시 벽장 속으로 들어가 여자와 결혼을 하며 가정을 꾸린다 -의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아시아에선 대만이 동성애에 그래도 많이 열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영화는 진준림의 그런 질문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러브 투모로우]는 무거운 소재를 다룬 영화답지 않게 전작처럼 밝고 예쁘고 환상적이며 등장인물들은 대다수 착하다.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남편인 웨이쫑은 게이였으나 결혼과 함께 바람을 피운 적도, 다른 남자와 연애한 적도 없다. 가정에 최선을 다했다. 가정을 깰 생각도 없다. 아내인 아펑 역시 마찬가지이다. 둘 다 서로에게,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계속 이렇게 최선만 다하면 괜찮은 걸까? 


진준림의 결말이 어찌 보면 타협인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안일하고 쉽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작에 비해 실망스럽기도 했다. 허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판단에 유보적이게 된다. 이런 결말도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질문을 내게 던지게 된다. 마음에 썩 드는 건 아니지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 영화 포스터 


* 공식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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