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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산책/화어(2000년 이후)

오브아 타이베이(一頁台北 ; Au Revoir, Taipei 2010)

by 주렁주렁™ 2011. 7. 12.
오브아 타이베이(一頁台北 ; Au Revoir, Taipei)
제작 : 빔 벤더스, 주미련
각본, 감독 : 진준림(Arvin Chen)
주연 : 요순요, 곽채결, 장효전, 가우륜, 강강철, 고릉풍, 고첩, 양우녕


부모님의 만두집에서 일하는 요순요는 파리에 있는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며 영업이 끝나면 24시간 운영하는 성품(청핀) 서점 돈남(敦南)점에서 불어 책을 읽는다. 날마다 책만 읽고 가는 그를 눈여겨 본 서점 아르바이트생 곽채결이 말을 걸지만 요순요는 시쿤둥할 따름이다. 공교롭게도 애인이 헤어지자고 하자 그는 파리행 비행기 티켓값을 위해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을 수거해오는 심부름을 떠앉게 되고, 하필 이 상황에 편의점에서 일하는 친구뿐 아니라 우연히 마주친 곽채결까지 얽히고 만다.

타이베이에 가려는 외국인에겐 필견 영화가 아닐까 싶다. (여행객에게 유명한 그 성품에서 만난!) 남녀는 물건을 뺏으려는 사람들과 경찰을 피해 (대만사범대)야시장에서 도망치고, 지하철을 타고, 지하도를 뛰고, 육교에서도 뛰고, 대안삼림(
大安森林) 공원까지 도망쳐 공원안 사람들 틈에 섞이기도 한다. 타이베이는 참 더운 도시인지라 야시장이 많이 발달한 곳이다. <오브아 타이베이>의 주인공들 역시 낮이 아닌 밤에 뛰어다니며, 이 밤은 다음날 새벽 파리행 비행기를 타기 전 마지막 밤이기도 하다. 

감독인 진준림이 힘을 너무나 뺀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상당히 사랑스러운 소품이다. 이 사랑스러움은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에게만 느껴지는 게 아니고, 이들이 몸담은 공간 - 타이베이에도 해당되는 사랑스러움이다. 그래서 다 보고 나면 캐릭터들이 못내 사랑스럽고 당장 타이베이행 비행기 티켓을 끊고 싶어진다.

남녀주인공인 요순요와 곽채결의 풋풋함도 좋고, 조연으로 출연한 장효전의 연기도 <영원한 여름; 성하광년>과 비교하면 많이 늘었다. 특별출연한 <17세의 여름>의 양우녕 역시 존재감을 빛내면서 소년에서 성인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풋풋함과 함께 낯익은 얼굴들이 조그만 자리에서 힘을 받쳐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음악이 정말 좋다. 자료를 검색하다보니 <taipei swings>라는 글자가 박힌 포스터도 보이는데, 그 제목으로 <오브아 타이베이>를 대체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수상내역
2010년 베를린 영화제 최우수 아시아 영화상
2010년 프랑스 도빌 아시아 영화제 심사위원상
2010년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메리칸 필름 페스티벌 관객선정 최우수 영화상
2010년 서반아 아시아 영화제 金榴槤 상
2010년 달라스 아시아 영화제 최우수 드라마 장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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