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안
각본: 이안, James Schamus
출연: 랑웅, 왕래, Deb Snyder
나는 이안을 참 좋아한다. <결혼피로연>은 충격이었고, <음식남녀>는 희극적이었고, <센스&센서빌리티>는 우아했고, <와호장룡>은 더없이 몽환적이었다.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우리나라에서 아태 영화제가 열렸었는데 그때 이 영화가 작품상을 탔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한다. 늘 어떻게 구해서 보자, 보자 생각은 했지만 기회가 안닿다가 오늘 드디어 봤다.
내가 이안을 좋아하는건, 그가 어느 한쪽에 손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피로연> 마지막 장면에서 아버지(랑웅)은 공항 검색대에서 양손을 든다. 슬로우로 잡은 이 장면은 결국 기성세대의 포기로 느껴지는 슬픈 장면이었지만, 게이인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할 수 없는 아들을 욕할 수도 없고 손자를 바라는 부모를 욕할 수도 없다. 결국 인생의 단면이라는게 얼마나 복잡하면서도 단순한지, 서로의 입장이 얼마나 다른지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어느한쪽이 승리하는 것도 아닌- 물론 부모세대의 포기가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담담함을 담은 그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가족과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내 생각이 얼마나 얄팍한가'를 느꼈었다.
각본: 이안, James Schamus
출연: 랑웅, 왕래, Deb Snyder
나는 이안을 참 좋아한다. <결혼피로연>은 충격이었고, <음식남녀>는 희극적이었고, <센스&센서빌리티>는 우아했고, <와호장룡>은 더없이 몽환적이었다.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우리나라에서 아태 영화제가 열렸었는데 그때 이 영화가 작품상을 탔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한다. 늘 어떻게 구해서 보자, 보자 생각은 했지만 기회가 안닿다가 오늘 드디어 봤다.
내가 이안을 좋아하는건, 그가 어느 한쪽에 손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피로연> 마지막 장면에서 아버지(랑웅)은 공항 검색대에서 양손을 든다. 슬로우로 잡은 이 장면은 결국 기성세대의 포기로 느껴지는 슬픈 장면이었지만, 게이인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할 수 없는 아들을 욕할 수도 없고 손자를 바라는 부모를 욕할 수도 없다. 결국 인생의 단면이라는게 얼마나 복잡하면서도 단순한지, 서로의 입장이 얼마나 다른지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어느한쪽이 승리하는 것도 아닌- 물론 부모세대의 포기가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담담함을 담은 그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가족과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내 생각이 얼마나 얄팍한가'를 느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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