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의 사나이 외팔이 (獨臂刀 독비도: One-Armed Swordsman, 1967)
돌아온 외팔이 (獨臂刀王 독비도왕: Return of The One-Armed Swordsman, 1969)
금연자 (金燕子: Golden Swallow, 1967)
쇼브라더스의 흥망성쇠나 6,70년대 무협영화의 계보, 장철과 호금전 비교, 뒤를 잇는 감독, 왕우 이후의 여러 배우들 등에 대해서는 각자 찾아보라. 요새 여기와 관련된 자료도 워낙 많으니 왠만한 영화광이면 지식은 있을꺼다. (씨네21에 실린 정성일의 글을 참조하면 좋다)
내가 아는건, 정확하진 않지만, 왕형평(이연걸의 보디가드 주제곡 부른 가수)이 왕우의 딸이라고 들었었다. 그래서 중학교때였나 '뭐야 별 들어보지도 않은 배우 딸이잖아' 생각을 했었다.
액션을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것이고, 고전이라는 기대감도 버리는게 낫다, 는 쪽이다.
정패패는 정말 예쁘고(말 그대로 곱다), 왕우 참 멋지다. 외모가 지금 기준으로 보면 딱히 되는것도 아닌데 처음 보자마자 "오호, 괜찮은걸" 이랬다. (흠...아줌마 취향인가?)
가장 기묘한건 이들이 행하는 복수다. 원수를 갚기 위해 몇년간 수행한 후 하산, 복수하는건 낯익다. 그런데 이 영화들을 보면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바로 돌진하다 개죽음 당한다. 이상한건, 이들이 죽을걸 알면서도 돌진한다는 거다. 그럼 결국 복수란, 내가 어이없이 죽게되더라도 반드시 해야만하는, 할 수 밖에 없는 어떤 것? 이었던걸까.
<독비도>는 모든 장면이 세트장서 촬영돼 보는내내 진짜 답답하고, 소품도 참 유치하다. 대신 왕우가 팔 잘리는 장면은 얼떨떨하다고나 할까. 그렇게 허무하게 잘릴지 몰랐다. 원수랑 싸우다가 잘리거나 아니면 정절을 맹세하며 자르거나 뭐 그럴줄 알았더니 너무나 허무하게 툭~잘려버리고 만다. 팔이 하얀 눈밭에 툭 떨어진다. 팔을 자른 사부의 딸은 그다지 당황하는 표정도 아니다(연기를 못해서일듯). 잘린 어깨를 한손으로 잡으면서 (잘린 그 순간) 왕우가 클로즈업되는데, 이 부분이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다.
<독비도왕> 돌아온 왕우가 강호의 나쁜 8대도왕을 소탕하는 내용이다. 점점 더 센 악당이 나타날뿐 아니라 중반에는 대회까지 있다. 이런 구성 참 좋아한다(드래곤볼 천하무술대회 풍). 그래서 무척 신나게 봤다. 악당도 많아지고, 죽는 사람도 많아지고, 배경도 다양해지니 이렇게 신날 수가.
<금연자> 대부분 장면이 야외촬영이라 독비도처럼 답답하다는 느낌이 없다. 액션씬도 멋지고 특히 이야기 구조가 굉장히 짜임새가 있다. 낯익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 가장 반가웠던건 젊은 시절의 우마(천녀유혼의 도사)였다.
*옛날 영화라 칼 부딪치는 소리- 챙 챙 - 가 정말 둔탁하게 들린다. 엑스트라라도 죽을때 반드시 "으~하"하는 소리를 크게 지르며 쓰러진다. 칼로 한 번 베기만 하면 그냥 그 자리서 바로 죽는다.
** 역시 무협물과 나는 잘 안맞는 듯. 그리고 칼보다 쿵후가 좋아. 영화를 보면서 내내, 그럼 얘네가 칼 가졌으니까 쿵후하는 사람들에게 이기는건가? 우울해짐. 권법소년이 그립다.
***세편다 어둠의 경로로 봤다. 영문자막을 한글로 옮겨서 그런지 번역에 의역이 많다. 아마 우리나라에 출시되는 DVD 번역도 별반 다를바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읽는 속도나 화면을 배려하면 당연한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금연자>의 경우는 (개인 회원이 번역한 것이긴 하지만)내내 아쉬웠다.
예를 들어 이런 장면이다.
영문자막 번역 : 우리집엔 악인이 없었는데도 그들은 우리가족을 몰살했소
중국어 번역 : 우리집엔 악인이라곤 단 한 사람도 없었소, 그들은 내 아버지, 내 어머니뿐 아니라 내 형, 내 누이까지 죽였소.
마지막에 가서는 가장 중요한 대사번역이 나와 전혀 다르다.
"사실...당신을 사랑했어요"라고 들렸는데, "왜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거죠?"라고 번역되있다. 뭐가 맞는건지는 모른다, 어차피 내용파악 하는데 지장은 없다. 그래도 난 직역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