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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산책/화어(2000년 이후)

마환주방(魔幻厨房; Magic Kitchen, 2004)

by 주렁주렁™ 2008.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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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환주방(魔幻厨房; Magic Kitchen, 2004)
원작:임영침(林咏琛)
각본, 감독:이지의(李志毅)
주연 : 정수문, 언승욱, 유덕화, 매기 큐, 진숙란
우정출연 : 황추생, 오언조, 풍덕륜, 왕민덕, 나가영, 이력지, 

호텔 주방에서 일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보조 역할에 머물러야 했던 엄마가 남긴 요리책을 가지고 식당을 차린 정수문. 보조인 언승욱과 함께 식당을 잘 꾸려가지만 사실 그녀는 엄마의 요리책이 없으면 제대로 요리할 수 없는 상태. 일본에서 우연히 옛애인인 유덕화와 만난 뒤 자신이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사랑이나 일이나 딱히 자신감은 없다. 

요리사이면서 식당 오너이고, 엄마가 말해준 저주를 철썩 같이 믿고 있는 여주인공 정수문 캐릭터가 꽤 흥미롭다. 거기에 친구 둘의 사랑관이 플러스 되면서 영화는  흔하다면 흔한 세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그들-특히 정수문-의 일과 사랑이 그다지 심도깊고 설득력있게 묘사되지는 못한다. 정수문이 제대로 요리하는 장면은 거의 나오질 않는다. 일 끝나면 바에 들려 늘 술 마시고 밖에도 곧잘 나간다. 앞치마 두른 모습도 별반 나오질 않는다. 자꾸 엄마의 요리책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가지라는 언승욱의 충고는 뻔한 말로만 다가올 뿐 절실하지 않고 때문에 요리대회에 참가를 결정하는 모습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많은 요소 -  일, 가족, 사랑, 연하남, 옛애인, 체인징 파트너, 운명, 프리 섹스 등등 - 가 결합되어 여러 인물들이 풀어내는데, 밀도가 떨어지다보니 겉도는 느낌이 크고 결정적인 장면이 결정적으로 다가오질 않고 그냥 흘러가는 인상을 받게 된다. 각본과 감독을 겸한 이지의는 <금지옥엽>의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라고 하는데, <금지옥엽>과 비교해보면 이 작품의 각색은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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