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정전대성 (情癲大聖: A Chinese Tall Story, 2005)
감독 : 유진위
출연 : 사정봉, 채탁연, 관지빈, 범빙빙, 진백림
친구집에 갔더니 친구가 동사서독 OST를 틀었다. "이거 들으면 서유기가 생각나서 울컥 해" 친구의 말에 나는 "그러게, 음악은 똑같은데 구할 방법이 없으니 동사서독 씨디로 위안하자" 라고 했다. 오랫동안 주성치 팬이라 자부하면서 주성치 최고의 영화로 <서유기>를 꼽았었다. 나에게는, 이제 주성치의 서유기보다는 유진위의 서유기로 기억될 것 같다. "일만년동안 사랑해"라는 대사도.
서유기 3편(혹은 완결편)으로 알려진 <정전대성>과 이전 주성치의 <서유기> 두 편과 감독 유진위가 같다는 외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가에 대한 의견과 호오가, 영화를 보고 읽어본 감상을 보니 양극단으로 갈라진다.
나는 어떤 사전정보없이 감상한 <정전대성>을 보면서 계속 <서유기>가 생각났다(이게 이상해서 감상 후 관련정보를 찾게됐다).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서유기 vcd의 이름은 <제천대성 서유기>이고, OST 역시 <제천대성 서유기>이다. 그렇지만 감독이 같고 제목이 비슷하다는 유사성보다, 서유기와의 연관성은 영화 초반에 나오는 아래의 대사에서 확연히 들어난다.
"....사랑에 눈 먼 놈 제천대성 손오공이야." (중략) "설마 그가 오백년전 자하선자와 연애하던 그...사랑의 화신"
<서유기>에서 자신이 손오공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주성치와 주인(자하선사)과의 사랑이야기에서 가장 애절했던 부분은 고통스러워하는 손오공과 마지막의 쓸쓸한 뒷모습 장면이었다. 이 두 연인은 결합하지 않는데, 그 여부보다 이 둘이 결합하지 못할 것이란 점을 내가 알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고전으로 이미 내용을 알고 있고, 손오공은 자각할 것이고 주인과 함께 서역에 갈 수는 없다. 단지 그녀가 여자라서도 아니고, 단지 길이 험해서도 아니고, 비극으로 짜맞추려 해서도 아니고...설명하지 않아도 그녀가 함께 갈 수 없음을 영화를 보는 나는 '그녀보다 이미 더 잘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정말 동양인이구나'를 알았고, '이게 고전의 힘이구나' 싶었다. 서역으로 불경을 찾으러 가는 세명의 제자와 삼장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 <서유기>의 결말은 당연히 정해져있었고, 때문에 이 영화의 고통과 감동은 헤어짐보다 그 결말을 온몸-머리뿐 아니라-으로 체득해야 하는 손오공의 과정에 있었다.
이에 반해 <정전대성>에서의 삼장과 제자는이미 서역에 도착, 마지막 고비인 나무정령을 헤치워야 하지만 얘기는 거의 끝난 듯 싶다. 그러나 이때부터 주인공 삼장의 사랑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이야기의 한편엔 삼장을 지극히 사랑하는 요괴 미염(채탁연)이 있고, 외계에선 온 범빙빙이 있고, 손오공이 있다.
감독 : 유진위
출연 : 사정봉, 채탁연, 관지빈, 범빙빙, 진백림
상단 <서유기> 라는 이름 사이에 가을 추(秋) 글자가 있다. 기다리면 겨울편도 나온다는걸까?
친구집에 갔더니 친구가 동사서독 OST를 틀었다. "이거 들으면 서유기가 생각나서 울컥 해" 친구의 말에 나는 "그러게, 음악은 똑같은데 구할 방법이 없으니 동사서독 씨디로 위안하자" 라고 했다. 오랫동안 주성치 팬이라 자부하면서 주성치 최고의 영화로 <서유기>를 꼽았었다. 나에게는, 이제 주성치의 서유기보다는 유진위의 서유기로 기억될 것 같다. "일만년동안 사랑해"라는 대사도.
서유기 3편(혹은 완결편)으로 알려진 <정전대성>과 이전 주성치의 <서유기> 두 편과 감독 유진위가 같다는 외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가에 대한 의견과 호오가, 영화를 보고 읽어본 감상을 보니 양극단으로 갈라진다.
나는 어떤 사전정보없이 감상한 <정전대성>을 보면서 계속 <서유기>가 생각났다(이게 이상해서 감상 후 관련정보를 찾게됐다).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서유기 vcd의 이름은 <제천대성 서유기>이고, OST 역시 <제천대성 서유기>이다. 그렇지만 감독이 같고 제목이 비슷하다는 유사성보다, 서유기와의 연관성은 영화 초반에 나오는 아래의 대사에서 확연히 들어난다.
"....사랑에 눈 먼 놈 제천대성 손오공이야." (중략) "설마 그가 오백년전 자하선자와 연애하던 그...사랑의 화신"
<서유기>에서 자신이 손오공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주성치와 주인(자하선사)과의 사랑이야기에서 가장 애절했던 부분은 고통스러워하는 손오공과 마지막의 쓸쓸한 뒷모습 장면이었다. 이 두 연인은 결합하지 않는데, 그 여부보다 이 둘이 결합하지 못할 것이란 점을 내가 알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고전으로 이미 내용을 알고 있고, 손오공은 자각할 것이고 주인과 함께 서역에 갈 수는 없다. 단지 그녀가 여자라서도 아니고, 단지 길이 험해서도 아니고, 비극으로 짜맞추려 해서도 아니고...설명하지 않아도 그녀가 함께 갈 수 없음을 영화를 보는 나는 '그녀보다 이미 더 잘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정말 동양인이구나'를 알았고, '이게 고전의 힘이구나' 싶었다. 서역으로 불경을 찾으러 가는 세명의 제자와 삼장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 <서유기>의 결말은 당연히 정해져있었고, 때문에 이 영화의 고통과 감동은 헤어짐보다 그 결말을 온몸-머리뿐 아니라-으로 체득해야 하는 손오공의 과정에 있었다.
이에 반해 <정전대성>에서의 삼장과 제자는이미 서역에 도착, 마지막 고비인 나무정령을 헤치워야 하지만 얘기는 거의 끝난 듯 싶다. 그러나 이때부터 주인공 삼장의 사랑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이야기의 한편엔 삼장을 지극히 사랑하는 요괴 미염(채탁연)이 있고, 외계에선 온 범빙빙이 있고, 손오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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