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일조룡; 주성치의 럭키 가이( 行运一条龙 ; The Lucky Guy; 1998
각본, 감독 : 이력지
출연 : 주성치, 정수문, 갈민휘, 양공여, 진효동, 서기, 오맹달, 오군여
설 명절용(하세편)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행운일조룡>을, 감독인 이력지는 아마 <가유희사> 같은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나보다. 세 쌍의 커플이 나오고 이들이 서로 맺어지고 연장자인 아버지는 흐뭇하게 이를 바라보다 모두가 화기애애하게 화해하는 그런 내용으로. 영화는 중간중간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 분명 있고 - 내가 너무나 재미없게 봤던 몇몇 주성치 영화보다 이 영화가 훨씬 낫다 - 행운식당이란 음식점을 매개체로 얽힌 이들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보여주고도 있다. 보여는 준다. 어쨌든 스토리는 심하게 산만하고 관습적이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고 느껴지는 건 영화가 산만하기 때문이다.
개별적으로는 주성치+정수문 커플 이야기는 괜찮았다. 특히 중성적인 매력으로 등장하는 정수문은 역시 반가왔다. (무엇보다 정수문의 주제곡 들이 너무 좋더라) 그런데 이 커플에 할애된 시간이 적다. 10년 전 영화인데, 아훅 주성치 너무 잘생겨서 깜짝 놀랐다. 그래그래 다시 사랑이 화르륵!!!
갈민휘+양공여 커플은 진짜 짜증나는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 이야기. 풀어가는 방식이 너무나 홍콩영화의 관습적인 모습이라 지겹다 못해 짜증이 났다. 양공여 하는 게 특히 최강.
진효동+서기 커플은 <로마의 휴일> 이야기. 진효동이 정말 잘생겼었구나. 저렇게 잘생겼었고 인기도 많았는데 왜 지금은 이런거냐? 서기 캐릭터는 당시 홍콩 영화에서 서기를 어떻게 소비했는지 보여준다. 아무 생각없는 머리 빈 미인. 그런데 이 캐릭터가 <상성>에서도 거의 유사하다는 거다. 지긋지긋하더라.
그런데 같은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래도 왕정 영화보다 이력지 영화가 나한테 맞는 것 같다. 분명 거슬리고 새로울 것 없고 짜증나는데 그렇게까지 찜찜하지는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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