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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산책/화어(2000년 이후)

신검전설; 도견소(刀見笑; The Butcher, the Chef and the Swords, 2011)

by 주렁주렁™ 2011. 12. 13.
도견소(刀見笑; The Butcher, the Chef and the Swords, 2011)
감독 : 오이선
각본 : 장가가, 당결, 풍락빈, 오이선
촬영 : 미호, Michal Tywoniuk
편집 : 
Huang Zhe
음악 : 
Gong Geer;Dead J. Miquia 
출연 :  안도 마사노부, 유본창, 장우기, 류효엽, 웅흔흔, 닝하오, 
 


<도견소>의 특징은 이야기를 잘게 쪼갰다는 거다. 감독인 오이선의 관심은 이야기 자체에는 별로 없어 보인다. 감독은 이야기를 파편화, 즉 산만하게 느껴질 정도로 작게 쪼개는데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 <도견소>의 재미가 있다. 한 명이 타나나 "칼이 필요해!"라고 하면 다음 사람이 등장해 "이 칼에 얽힌 이야기를 아나?" 하면서 또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마치 옛날 이야기를 말하는 변사처럼 영화 속 인물들은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할 기회를 얻게 되고 각자 한 번 이상 자신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펼칠 기회를 얻는다. '칼'이란 하나의 소재를 풀어쓴 단편 연작 소설같은 <도견소>에서 감독의 관심은 현미경 아래 확대된 이야기이다. 그래서 감독은 끊임없이 화면을 분할하고 replay하거나 자막을 입히고 애니매이션 화면을 집어넣고 인물들은 랩을 하는 식으로 실험한다. 오이선의 시도에 동화되지 못한다면 <도견소>는 산만하면서 화려한 영상만 있는 영화일 뿐이고, 동참한다면 더없이 킥킥거릴 수 있는 영화이다. 제목인 刀. 見. 笑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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