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다자재4(女人多自在4) - 제1집 행복의 곁(幸褔的旁邊)
각본, 감독 : 맥희인
출연 : 양기, 노진업, 당매, 주국현
- 어머니랑 같이 살꺼야?
- 그건 싫은데, 의논해봐야지.
- 신혼집은 어디다 구할 건데?
- 학군 좋은데로.
- 그러게, 명문교를 보내야지.
- 애 좋은 학교 보내려면 입학금부터 얼마를 벌어놔야돼?
- 엄청 벌어놔야 돼. 어쨌든 대학은 꼭 외국으로 유학보내야지. 바로 애 낳을 거니까.
- 그럼 그땐 40대잖아.
- 애 유학보낸 뒤에 은퇴하면 40대. 그때부터 남편이랑 행복한 은퇴 생활을 즐기는거지.
- 엄마, 나 임신했어.
- 엄마, 별 일 없어? 나? 나도 없지. 나 임신했어.
자고 있는 양기 대신 하필 그때 양기 집에 있던 아르바이트생이 대신 전화를 받는다. 엄마다.
- 우리 딸은?
- 자는데요.
- 알렉스니?
- 아닌데요, 저는 아군이라고 하는데요.
- 아군....거기서 뭐하나?
- 설겆이요.
- 왜 거기서 설겆이를 해?
- 밥을 먹었으니까 치워야죠.
- 밥은 누가했는데?
- 저요.
- 평소엔 누가 하나?
- 그건 모르겠는데요.
- 아....둘이 사귄건 오래 안됐나보네. 딸한테 전화해달라고 전해줘요.
* 영어자막 없이 중국어 자막 뿐이지만 보실 분들은 이 곳으로. http://youtu.be/TsAEhkfUoqA
각본, 감독 : 맥희인
출연 : 양기, 노진업, 당매, 주국현
- 어머니랑 같이 살꺼야?
- 그건 싫은데, 의논해봐야지.
- 신혼집은 어디다 구할 건데?
- 학군 좋은데로.
- 그러게, 명문교를 보내야지.
- 애 좋은 학교 보내려면 입학금부터 얼마를 벌어놔야돼?
- 엄청 벌어놔야 돼. 어쨌든 대학은 꼭 외국으로 유학보내야지. 바로 애 낳을 거니까.
- 그럼 그땐 40대잖아.
- 애 유학보낸 뒤에 은퇴하면 40대. 그때부터 남편이랑 행복한 은퇴 생활을 즐기는거지.
맥희인이 만든 RTHK(에서 10월 16일 방영된) 드라마 <행복의 곁> 도입부는 술집에 모인 결혼을 앞둔 남녀들의 대화로 한창이다. 이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 주인공인 양기는 친구들 몰래 핸드폰 게임을 할 뿐이다. 그러다 술에 취하고 친구들과 헤어지고 난 뒤 술집에서 일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인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경쾌한 배경음악 속에서 양기는 임신 테스트기를 몇 개나 꺼내 확인하고는 대사를 연습한다.
- 엄마, 나 임신했어.
- 엄마, 별 일 없어? 나? 나도 없지. 나 임신했어.
그렇지만 막상 엄마의 여보세요란 목소리를 듣고는 황급히 전화를 끊어버린다. 40분 가량 되는 드라마에서 초반 10분이란 시간만으로 맥희인은 양기의 정보를 완벽하게 전달한다. 알렉스란 애인과 헤어진지 1년이 넘었고 웨딩샵에서 일하며 홍콩이 아닌 먼 곳에서 나는 엄마는 어린 남동생 때문에 바쁘고 아르바이트생과는 충분한 호감을 나눴지만 그걸 장기적인 관계로 발전시킬 의사는 없는 여자. 설명이 아닌 몇 가지 대사만으로 생생하게 압축해낸다.
<지명과 춘교>의 각본이 참 좋았다. 현직 감독인 팽호상과 맥희인이 공동집필한 각본에서 일상언어로 이루어진 대사는 경제적이면서 오버하지 않았다. <행복의 곁>을 보니 내가 감탄했던 <지명과 춘교>의 대사의 장점은 맥희인의 공이었던가 싶어진다. <행복의 곁> 역시 대사가 참 좋다. 그러니 배우들의 연기 역시 맘에 든다.
자고 있는 양기 대신 하필 그때 양기 집에 있던 아르바이트생이 대신 전화를 받는다. 엄마다.
- 우리 딸은?
- 자는데요.
- 알렉스니?
- 아닌데요, 저는 아군이라고 하는데요.
- 아군....거기서 뭐하나?
- 설겆이요.
- 왜 거기서 설겆이를 해?
- 밥을 먹었으니까 치워야죠.
- 밥은 누가했는데?
- 저요.
- 평소엔 누가 하나?
- 그건 모르겠는데요.
- 아....둘이 사귄건 오래 안됐나보네. 딸한테 전화해달라고 전해줘요.
이런 대사들의 향연이다. 그리고 홍콩이란 땅에서 20대 여자들의 결혼관은 저렇구나, 저런 현실에 처해있구나....느껴본다. 요 몇 년 간 본 어떤 홍콩 로맨스 영화보다도 훌륭하다. 맥희인은 40분이란 짧은 시간 하에서 쳐낼건 쳐내고 길게 보여주고 싶은 건 길게 보여주면서 그 땅에 있는 결혼 적령기의 싱글 여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이 다 만족스럽지는 않다. 왜 이 아르바이트생은 양기를 이토록 좋아하는지, 왜 이렇게 긍정적인 마인드인지 설명이 적다.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줘?"란 양기의 질문은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그에게 묻고 싶은 말이다. 그리고 "모르겠다"는 그의 말 역시 더없이 솔직하고 사실적인 대답일 것이다. 그 사람이 왜 좋은지 이유를 본인이라고 제대로 알겠는가. 결말 역시 더없이 달달하다. 양기가 울먹울먹 "결혼은 무슨 결혼이야. 지금 물가가 얼마인데. 분유 한 통에 얼마인줄은 알아? 한달에 분유값부터 애 학비까지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줄 아냐고?"라며 돈 이야기(구체적인 숫자를 나열한다)만 왕창 꺼내지만 그래도 더없이 달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참 좋다. 대사부터 배우들의 연기, 음악까지 다 좋다. 연속 세 번이나 돌려봤다. 맥희인의 이름이 나에게 각인된다. 맥희인이 좋아지려 한다. 기대를 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참 좋다. 대사부터 배우들의 연기, 음악까지 다 좋다. 연속 세 번이나 돌려봤다. 맥희인의 이름이 나에게 각인된다. 맥희인이 좋아지려 한다. 기대를 품게 된다.
* 영어자막 없이 중국어 자막 뿐이지만 보실 분들은 이 곳으로. http://youtu.be/TsAEhkfUo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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